미국 행정부가 주독 미군 감축을 공식화 한 가운데 주한미군 감축·철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워싱턴 정가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정가의 대표 지한파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고문인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는 주한미군 감축·철수에 대해 "수십년 간 반복된 지겨운 소문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16일 서울시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매일경제 글로벌 싱크탱크 포럼에서 퓰너 창립자는 "지난 35~40년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소문 중의 하나가 주한미군 감축과 철수에 관한 소문"이라며 "이것이 현실화 되는 것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며, 특히 현 (트럼프) 정부에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퓰너 회장은 지금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정책 조언을 하고 있는 인물로, 미국 보수진영 정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퓰너 창립자의 발언은 군사비 지출 분담 문제로 주독 미군 감축이 공식화한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주목을 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불만이 독일에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주한미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4월 초 분담금을 지난해보다 13%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로 협상이 다시 교착상태에 놓여있다.
퓰너 창립자는 "미국과 한국, 양자관계가 강력하고,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도 강력한 상황"이라며 "미국이 아시아에 참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주한 미군 감축·철수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정가의 입장에서 견고한 한미일 안보협력체제가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임을 재확인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해외주둔 미군 철수 발언은 각국 정부와 벌이고 있는 방위비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싱크탱크 대표들은 미·중 신냉전 시대가 10년 이상 장기화할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다자주의 회복을 위한 국가 간 협력을 주문했다
[유준호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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