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남북연락사무소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더니 연기구름이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한반도기가 내걸려 있던 지상 4층짜리 건물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폭발로 인한 충격이 바로 옆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까지 번지며 건물의 유리창도 우수수 깨져 내렸다. 건물 내부에 최소 200㎏ 이상의 다이너마이트를 묻어두고 폭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16일 오후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하는 우리 군의 TOD(열상감시장비)영상이 공개되면서 남북연락사무소가 처참하게 무너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우리 군은 서부전선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서 TOD 등으로 개성의 연락사무소 건물을 관측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파한 뒤 화염과 충격으로 인해 남북 연락사무소는 물론 주변 건물의 시설물까지 흔들리는 모습이 나온다.
'쿵' 소리를 내며 덜컹거리는 흔들림은 개성과 바로 인접해 있는 파주시 대성동 마을까지 전달됐다고 한다. 남측에서 영상을 찍은 카메라까지 흔들거렸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지난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 해 9월 개성에 문을 연 연락사무소가 개소 19개월 만에 사라지게 됐다. 지난 13일 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멀지 않아 쓸모없는 공동연락 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고 위협한 지 사흘만이다.
북한이 이 같은 방식으로 시설물을 폭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지난 2018년 풍계리 핵 실험장을 같은 방식으로 폭파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2007년 2·13합의를 맺고 불가역적이고 확인가능한 핵 시설의 폐쇄에 동의한 바 있다. 북·미 양국은 당시 영변의 흑연감속로 폐쇄와 불능화에 합의했다. 북한은 이에 대한 대가로 초기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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