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을 치른지 이제 1년을 넘어섰습니다.
보수가 다시 권력을 탈환했지만, 국회나 여야 모두 여지없이 구태를 반복했습니다.
지난 1년을 엄성섭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기자 】
18대 총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보수의 의회권력 탈환입니다.
한나라당 153석, 자유선진당이 18석, 친박연대 14석, 친여성향 무소속 19석 등 보수진영은 개헌선을 뛰어넘는 204석을 획득했습니다.
반면 17대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했던 열린우리당의 후신 민주당을 비롯해 개혁진영의 의석수는 95석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치권 안팎에선 보수진영의 독주를 전망했습니다.
정부와 의회권력을 동시에 장악한 보수진영도 소위 좌파 물빼기 작업을 공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국회는 임기가 시작됐지만 원구성에만 무려 82일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원구성이 완료된 이후에도 여야는 한미FTA 비준과 수도권 규제완화, 추경예산안 처리 문제 등 사안마다 대립과 반목을 거듭하는 구태를 보였습니다.
급기야 해머까지 동원된 극단적인 폭력성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이경헌 / 포스커뮤니케이션 대표
- "대화와 타협이 통하는 국회를 국민들 앞에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평가해 보면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대화와 타협, 그리고 협상보다는 정쟁으로 날이 샌 최악의 18대 국회였다고 평가됩니다."
당내 역학 구도도 여야 모두 과거로 회귀했습니다.
한나라당은 외형적으로는 과반이 넘는 권력을 가졌지만, 내부적으로는 친이-친박이라는 사실상 한 지붕 두 가족의 모습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역시 정세균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하지 못한 채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전 장관이 재보선 출마를 강행하며 사실상 탈당을 예고하는 등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습니다.
특히 여야 모두 박연차 리스트 등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현직 의원이 구속되거나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치욕스런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각종 불법행위로 사법처리되는 후진적 모습도 여전해 한나라당 구본철 의원과 민주당 김세웅 의원, 창조한국당 이한정 의원 등 6명이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여기에 의원직을 상실할 위기에 놓인 의원도 한나라당이 박종희 의원 등 4명, 민주당이 김종률 의원 등 2명, 친박연대가 서청원 의원 등 3명, 창조한국당 문국현 의원과 무소속 최욱철 의원 등 모두 11명에 달합니다.
▶ 스탠딩 : 엄성섭 / 기자
- "지난 1년간 국회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며 과거로 회귀했습니다. 하지만, 남은 3년도 특별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국민의 마음을 아리게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엄성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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