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가 안정되는데로 방한(訪韓)할 전망이다. 시 주석이 방한할 경우 교착상태이던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재개될 동력이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회담을 가졌다. 양 정치국원은 서 실장의 초청으로 21일 1박2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았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양측이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추어지는 대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합의했다"며 "방한 시기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외교당국 간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정치국원은 이 자리에서 "한국이 시 주석이 우선적으로 방문할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는 시 주석의 연내 방한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양측은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고 있지만 한중일 정상회의가 연내 개최돼야 한다는데도 인식을 같이 있다.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의 의장국은 한국이다. 강 대변인은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 리커창 총리의 방한이 이루어지면 한중일 3국 관계는 물론, 한중관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시 주석과 리 총리까지 중국 서열 1·2위 인사가 모두 연내 한국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양측은 교착 국면인 한반도 비핵화 논의 관련해서도 심도깊은 논의를 가졌다. 현 국면을 타개할 중국의 역할론을 두고 양측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양 정치국원의 초대로 서 실장이 곧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여 관련 논의를 지속할 전망이다.
서 실장이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하자, 양 위원은 "향후에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한국과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과정에서 한중 양국 간 전략적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했다.
양 정치국원은 최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미·중관계에 대한 현황과 중국 측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양 정치국원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중국 측의 의미있는 역할을 약속하는 동시에 한국 측에 미국의 반중(反中) 전선에 한국이 적극 동참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양 정치국원은 방한 전 싱가포르를 방문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서 실장은 미·중 관계 관련 "미·중 간 공영과 우호 협력 관계가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코로나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한중 관심 현안 △한반도 문제와 국제정세 등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서 실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공동의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항공편 증편과 비자발급 대상자 확대 등이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국 측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서 실장과 양 정치국원은 오전 9시30분부터 4시간 동안 회담을 가진데 이어, 오후 1시 30분부터 1시간 50분 동안 오찬 협의를 가졌다. 6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대화를 진행한 것으로 그만큼 양국 간 논의될 사안이 많았다는 얘기다.
이 밖에 양측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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