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재보선을 앞두고 나란히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친박과 친이계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미묘한 파장을 낳았습니다.
김명준 기자입니다.
【 기자 】
"(효과음)박근혜! 박근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역구인 달성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를 찾았습니다.
해마다 찾는 행사였지만 인근에 있는 경주 재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 행보에는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경주 재선거는 박 전 대표의 특보 출신인 무소속의 정수성 후보와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가 친박-친이 대리전을 벌이는 곳입니다.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려는 듯 박 전 대표는 정치적 발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전 한나라당 대표
- "매년 비슬산 참꽃축제를 열어온 지도 벌써 13년이 되었습니다."
박 전 대표 측은 "매년 참가하는 순수한 지역구 행사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지만 정치권의 시각은 다릅니다.
박 전 대표가 지역구에 발을 들여놓는 자체만으로도 경주 표심에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친이계 수장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하이 서울 자전거 대행진'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주 재선거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공당의 공천자가 나왔으니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신뢰한다면 한나라당 공천자를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습니다.
발언 수위는 낮췄지만 경주 재선거가 당내 계파 싸움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입니다.
박 전 대표와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총선 공천 갈등으로 여전히 앙금이 남아있습니다.
두 사람의 미묘한 신경전이 경주 재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김명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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