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표결에서 찬성 당론을 어기고 기권표를 던져 당의 징계를 받았던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탈당 선언을 했다.
금 전 의원은 2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수처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다"며 "민주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데, 차라리 제가 떠나는 것이 맞겠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민주당에 대한 소신파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는 "'징계 재심 뭉개기'가 탈당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며 "국민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서슴지 않는 것은 김대중이 이끌던 민주당, 노무현이 이끌던 민주당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무엇보다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며 "우리 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런 해명이나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의 행태가 나타난다. '우리는 항상 옳고, 우리는 항상 이겨야'하기 때문에 원칙을 저버리고 일관성을 지키지 않는 것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여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습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며 "여야 대치의 와중에 격해지는 지지자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저의 책임도 큽니다. 정치적 불리함과 인간적으로 견디기 힘든 비난을 감수하고 해야 할 말을 하면서 무던히 노력했지만, 더 이상은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그래서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고
금 전 의원은 "1987년 대선 때 김대중 후보에게 투표한 이래 계속 지지해온 민주당이 예전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활기를 되찾고, 상식과 이성이 살아숨쉬는 좋은 정당으로 돌아갈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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