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터무니없는 요구에서 나타나듯 이번 회담에서 우리 측은 얻은 게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남북관계라는 큰 틀에 비춰볼때 양측이 향후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박호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실무회담을 준비해 온 우리 측의 시각에서 보면 이번 실무회담 결과는 최상도, 최악도 아닙니다.
정부는 회담에 앞서 70일 넘게 억류된 유 모 씨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유 씨의 신변안전 확인이나, 석방 요구를 무시했습니다.
정부는 그나마 북측의 "잘 있다"는 말로 간접 확인한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정부는 회담을 준비하면서 개성공단과 관련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대표단이 새 조건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회담장을 떠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북측은 협의를 하겠다는 자세를 취했고, 정부는 여기에 나름의 의미를 뒀습니다.
▶ 인터뷰 : 김영탁 / 회담 대표단 단장
- "그건 확실히 얘기할 수 있는데, 나가라는 의도는 없었다. 낼 수 없기 때문에 나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북측도 개성공단을 정말로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밝히고, 계속 협의를 하기 위한 제시안으로 보면 되겠다"
북측이 "일주일 뒤에 만나자"며 후속 회담도 먼저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이번 2차 접촉에서 3차 접촉의 모멘텀을 만들어 냈다는 자체는 향후 개성공단 문제를 어쨌든 대화를 통해서 좀 풀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편, 북한은 기조발언에서 6·15공동선언에 따라 조성된 공단이기 때문에 이를 잘 지키지 않아 특혜조치를 철회한다고 밝혔습니다.
북측이 적절한 임금인상 폭을 요구하려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안이 합의되면서 대폭 올렸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유 씨나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려면 남북 고위급의 정치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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