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이번 회담이 실속은 없었지만, 나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개성공단을 발전시키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확인한 점이 성과로 꼽힙니다.
박호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개성공단과 관련한 산적한 현안들을 놓고 보면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남북 양측이 '개성공단 유지'라는 대전제를 깨지 않으려고 고심한 흔적들이 나타납니다.
북한은 한미정상회담을 언급하긴 했지만 우려했던 만큼의 심한 정치적 비난을 쏟아내지는 않았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강력히 비난하는 수준은 아니었고, 회담 진행이나 흐름에 큰 영향을 줄만 한 내용도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북한이 육로통행과 체류 제한 조치를 풀어줄 뜻이 있음을 밝힌 대목도 의미가 있습니다.
토지임대료 인상, 근로자 숙소 건설 등 북측이 요구하는 조건들이 좋은 방향으로 협의될 경우에는 더욱 유연해질 수 있다는 태도로 해석됩니다.
우리 정부가 외국공단 합동 시찰을 제의한 것 또한 양측의 입장 차이를 줄여보자는 노력입니다.
김영탁 우리 측 수석대표는 "서로 공단을 보는 시각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같이 보면 많이 좁혀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개성공단 발전 3대 원칙 중 '경제원리 추구'는 정치·군사적 상황에 영향을 받지 말고 개성공단을 발전시켜나가자는 겁니다.
회담을 끝내면서 북측이 먼저 더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고, 우리 측이 구체적인 날짜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북핵을 둘러싼 긴박한 한반도 정세에도, 개성공단을 유지하겠다는 북한의 강한 의지를 확인한 것은 의미가 적지 않아 보입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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