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현학술원과 美CSIS가 공동주최한 `바이든 시대와 한반도` 화상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 = 최종현학술원] |
정부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공조했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바이든 행정부와 재가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미국 외교가의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최종현학술원과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합동으로 주최한 '바이든 시대와 한반도' 화상세미나에 참가한 마이클 그린 CSIS 선임부소장은 "청와대는 더 회복력 있게 아시아 제반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식으로 미국에게 다가가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 팬데믹 등 엄청난 수의 의제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이 이러한 두꺼운 의제들을 뚫어내고 한미동맹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축(린치핀)이란 것을 설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린 부소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대화 필요성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너무 밀어붙여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며 "한미 관계도 그래서 잘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핵안보 문제 등 의제를 잘 제안해 한반도 문제를 오바마 대통령이 챙겨야 할 것 중 하나에 속한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고 설명했다.
존 햄리 CSIS 소장은 "한국은 북한에 너무 사로잡혀(preoccupied) 있다"고 지적하며 "북한 문제가 긴급하지만 과연 그것이 세계 11대 경제대국인 한국이 가장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할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내년, 앞으로 2년 간의 계획이 아니라 추후 30년 간 한미동맹을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보다 포괄적인 시각으로 미국과 경제·안보 분야 등에서 광범위한 협력을 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는 "한미동맹은 방위비 분담금, 북한 대응 등 전술적 대응에만 집중해왔다"며 "코로나19, 중국의 경제적 부상 등의 도전이 더 복잡해지고 심화되고 있는 만큼 에너지의 배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당분간은 '관리모드'가 북한에 대한 대응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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