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여야의 서울시장 유력 후보의 등판이 사실상 끝난 가운데 출마 선언을 한 장소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독 이번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은 자신의 커리어를 강조하거나 현 정부의 아픈 곳을 찌르기 위한 곳을 택했습니다.
신재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기자 】
▶ 스탠딩 : 신재우 / 기자
- "서울시장 선거니까 이곳 서울시청과 관련된 곳에서 출마 선언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요. 이번 선거 후보들의 선택은 제각기 달랐습니다. 어떤 노림수가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경력 자랑형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선택한 곳은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였습니다.
중기부 장관을 2년 가까이 했고 당시 직원 10명 가운데 7명이 계속 일하고 싶은 장관으로 자신을 꼽았다는 점을 내세우려는 의도입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비슷한 전략을 택했습니다.
뉴타운, 재개발, 토목 공사로 대표되는 자신의 서울시장 시절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장소에서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 인터뷰 : 오세훈 / 전 서울시장 (지난 17일)
-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북서울꿈의숲 개장이었습니다. 정말 잘된 행정이다 하는 평가를 들었던…."
2. 정권 비판형
나경원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곳은 이태원 먹자골목이었습니다.
한 때 최고의 상권이 점점 쇠락해 가게 10곳 중 3곳이 폐업한 상황을 상기시키며 정부 정책이 실패했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 인터뷰 : 나경원 / 전 국민의힘 의원 (지난 13일)
- "저 뒤에 보면 써있습니다. 장사하고 싶다. (서울 시민을) 보듬는 것부터가 서울시장이 되는 사람이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
3. 정치력 강조형
안철수 대표와 우상호 의원은 현재 활동 무대이자 많은 정치부 기자들이 상주하는 국회 소통관을 선택했습니다.
현역 정당대표, 국회의원으로서 단순한 지자체장을 넘어선 정치력을 발휘하겠다는 속내가 담겼습니다.
▶ 인터뷰 :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2월)
- "서울에서 20년, 4선 국회의원으로 서울의 대부분 현안을 잘 알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장성철 /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
- "선거 전략 기획의 결정판이 바로 출마선언 장소 선택이라고 말씀 드려요. 각 후보들이 상징적인 장소를 잘 선택하셨다. "
최근 20년간 시장에 당선됐던 이명박, 오세훈, 고 박원순 전 시장은 첫 출마 장소로 각각 63빌딩, 당사, 백범 기념관을 택했었습니다.
하지만 장소가 초반 선거 판세에서는 주목을 끌 순 있어도 결국 시민 실생활을 개선시킬 공약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MBN뉴스 신재우입니다.
영상취재 : 구민회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