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논란 속 통과…대리투표 의혹

【 앵커멘트 】
여야의 격한 대치 속에 직권상정된 미디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재투표'와 '대리투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국회 중계차 연결해 보겠습니다.
엄성섭 기자


【 기자 】
국회입니다.

【 질문 1 】
미디어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이 국회를 통과했죠?

【 답변 】
그야말로 일사천리였습니다.

한나라당은 신문법과 방송법, IPTV법 등 미디어관련 3개 법안과 금융지주회사법 등 모두 4개 법안을 직권상정해 처리했습니다.

여야 간 충돌은 오늘 오전 9시 15분 부터 시작됐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국회의장석을 기습 점거했고, 민주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이에 맞서 본회의장 앞을 막았습니다.

특히 김형오 국회의장이 오늘 미디어법을 직권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여야는 일촉즉발의 대치 국면을 이어 갔습니다.

사태는 오후 1시 50분 쯤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면서 극에 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도 속출했습니다.

산발적으로 이어지던 몸싸움은 3시 20분 쯤 한나라당 측이 본회의장 일부 출입문을 장악하면서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한나라당 의원 30여 명이 본회의장에 진입했고, 본회의가 개회됐습니다.

의사봉은 이윤성 국회부의장이 김형오 의장을 대신해 잡았습니다.

이어 경호권이 발동됐고, 법안의 직권상정과 본회의 통과가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방송법 수정안의 경우 사상 초유의 재투표도 이뤄졌습니다.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이를 알지 못한 이윤성 부의장이 표결을 마감한다고 선언했고, 이에 따라 1차 투표가 무효가 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 질문 2 】
절차상의 문제와 대리투표 논란도 일고 있죠?

【 기자 】
사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법안 설명과 찬반 토론 등의 과정이 모두 필요하고, 의사국장의 진행도 병행돼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 본회의에서는 이런 과정들이 모두 생략됐습니다.

여기에 대리투표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본회의에 참여하지 않은 일부 한나라당 의원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일부 의원들의 경우 착석을 하지 않았는데 다른 의원들이 대신 투표를 했다는 의혹도 민주당 측이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미디어법 등에 대해 효력정지가처분 신청과 권한쟁의 심판 청구 등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기로 했습니다.

때문에 재투표와 대리투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는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