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친박계는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하지만 친박 내부에서도 이른바 '구주류'와 '신주류' 간 주도권 다툼도 치열합니다.
김명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여당 내 최대 야당이라 불리는 친박근혜계.
미디어법 처리과정에서 보듯 한나라당 지도부는 야당인 민주당보다 오히려 박근혜 전 대표의 말 한마디에 더 신경을 씁니다.
여당 내 야당으로 똘똘 뭉쳐있을 것 같은 '친박계'도 실은 구주류와 신주류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친박은 김무성, 홍사덕 의원 등 복당 중진들이 주축인 구주류와 이성헌, 유정복, 이정현 의원 등 비서출신 측근그룹이 중심인 신주류로 나뉘어 있습니다.」
친박 내 세력 분화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경선캠프 운영전략을 기존 친박 의원들이 아닌 박근혜 후보의 비서출신들이 좌지우지한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불꽃이 튀기 시작했습니다.
구주류와 신주류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 간 두 차례 충돌이 있고 나서입니다.
지난 2월 김 의원은 "이제는 친박의 목소리를 내겠다"면서 이른바 '친박 세력화'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가 김 의원의 사견이라고 일축하면서 둘 사이에 냉기가 흘렀습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한나라당 전 대표(지난 2월4일)
- "당연히 중진 의원으로서 개인의 생각을 말씀하신 거죠."
또 지난 5월에는 박희태 대표가 당 화합 차원에서 제기한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가 사실상 반대하면서 갈등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일련의 사태를 두고 구주류는 불만이 팽배해 있습니다.
박 전 대표가 신주류의 의견을 중시한 나머지 '인의 장막'에 가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친박의 무게중심이 신주류로 넘어갔다고 단언하기는 힘듭니다.
이는 2인자를 두지 않는 박 전 대표의 인물 관리 스타일에서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측근 각자에게 골고루 권한은 주되, 주어진 역할의 한계를 넘었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제동을 건다는 것입니다.
김무성 의원이 여러 차례 박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맞은 것도 보스 기질이 있는 김 의원의 독자적인 활동을 못마땅해했다는 후문입니다.
결국 측근 간 상호경쟁을 유도하는 박 전 대표의 스타일상 앞으로도 친박 구주류와 신주류 간 물밑 파워게임은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김명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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