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6자회담 조건부 복귀 선언에 한미 양국은 반응을 자제했습니다.
북미 대화를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물밑 수 싸움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강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미국과의 협상에 따라 6자회담에 복귀한다'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발언에 우리 정부는 반응을 아꼈습니다.
▶ 인터뷰 : 유명환 / 외교부 장관
- "중국과 협의를 통해서 북한의 진의를 좀 더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 정부로부터 상세한 내용을 들을 때까지는 논평하지 않겠다"는게 미 국무부의 공식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이언 켈리 / 국무부 대변인
- "우리는 세부사항을 알 필요가 있으며 (비핵화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면 고무적입니다. 하지만, 중국과 얘기하기 전에는 성격 규정을 하지 않겠습니다. "
비공식 채널을 통해서는 "북미 대화가 당장 열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미 대화에서 미국 하는 거 봐서'라고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 단서를 달자, 미국은 북미 대화 자체를 놓고 북한을 압박하는 시소게임을벌이는 형국입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입을 통해 '6자회담'이라는 단어가 나온 만큼, 그 과정이 복잡할 뿐 6자회담의 재개는 기정사실로 이해하는 분위기입니다.
그 복잡한 과정의 첫 단추는 이번 주말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입니다.
미국이 6자회담과 별개로 북미대화를 진행하자면 동의를 얻어야 하는 나라의 정상들이 만나는 자리입니다.
6자회담의 판이 깨지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나라인 동시에, 이번 북중 회담에서 '들인 공에 비해 수확이 적다'는 비판에 직면한, 중국이 적극적인 설명의 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북중 회담 이후의 제2라운드는 주말을 기점으로 시작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강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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