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아파트 단지 통행로에서 운전하다 음주 측정을 거부했다면 법을 어긴 것일까요? 아닐까요?
경우마다 다르다고 하는데, 1심에서 대법원 판결까지 엎치락뒤치락했던 음주단속 재판을 소개합니다.
송한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9월 박 모 씨는 낚시를 하려고 한 아파트 단지에 자신의 차를 주차했습니다.
자정쯤 술을 마시고 돌아온 박 씨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차량을 100m가량 운전했습니다.
경찰은 박 씨를 지구대로 데려가 음주측정을 하려 했지만, 박 씨는 이를 거부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아파트 통행로도 도로라며 박 씨에게 유죄를 인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특정 아파트 주민이 이용하는 단지 내 통행로는 법에서 정한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따라서,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더라도 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재판부는 "외부 차량의 출입을 막지 않은 아파트 단지 내의 통행로도 도로로 봐야 한다"며 교통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이동근 / 대법원 공보관
- "아파트 단지 스스로 차량 통제나 주차관리를 했는지 여부에 따라서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이 되는지 달라진다는 판결입니다."
▶ 스탠딩 : 송한진 / 기자
- "하지만, 복잡한 법리 논쟁을 떠나 음주운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범죄행위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MBN뉴스 송한진입니다. [ shj76@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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