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60)이 저조한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2월 31일 임직원들에게 기본연봉의 40~5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일부 직원은 월 기본급 대비 1000%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월급의 50~100% 규모인 구정 상여금은 별도로 지급된다.
권오갑 사장이 성과급을 지급한 이유는 일단 당기순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3943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노사임금단체협상 사항에 명시된 대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임단협에 따르면 전년도 당기순이익이 2000억원을 넘어서면 연봉의 40~5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그렇지만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권오갑 사장이 보너스 파티를 벌였다는 비판도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HC페트로캠에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 설비와 부지를 4773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매각을 통해 현대오일뱅크가 거둔 순이익은 3090억원가량. 이를 감안하면 당기순이익은 크게 낮아진다. 영업이익률 역시 형편없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9조4920억원, 영업이익은 840억원이었다. 따라서 영업이익률은 고작 0.8
기름값은 치솟는데 정유사들이 보너스 파티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오일뱅크의 연봉이 다른 정유 3사에 비해 매우 낮기 때문에, 성과급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실제로는 연봉을 성과급으로 받는 셈이다”라는 입장이다.
[문희철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92호(11.02.02 - 09일자 설합본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