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모일 수 있어 즐거운 설 명절이 오히려 고달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20대 청년들인데요.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민족의 대명절이 야속할 정도라고 합니다.
박통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올해 29살의 최 모 씨는 이번 설 연휴에도 고향집 대신 학교 도서관을 찾았습니다.
졸업을 코앞에 두고 느긋하게 연휴 분위기를 즐길만한 입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취업 여부를 묻는 친척들의 안부 인사도 최 씨에게는 부담입니다.
▶ 인터뷰 : 최 모 씨 / 취업준비생
- "다른 사람들은 명절이라고 해서 가족들 보러 고향방문하고 그런다는데 제 경우는 아직 취직을 못 해서요, 명절 기간에도 계속 도서관에 나와서…."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이상 실업자는 34만 6천 명.
작년보다 2만 5천 명이 늘어난 숫자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0년 전인 2000년과 비교해서는 무려 11만 6천 명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졸업을 한참 앞둔 20대 초반의 학생들에게도 설 연휴가 예전만큼 즐겁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성연 / 대학 2학년
- "고학년이 되면서 이제 취업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명절이 마냥 친척들과 어울리는 자리보다는 친척들과 이야기하면서 언제 취업하느냐, 무슨 생각가지고 있냐 하면서 더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온 가족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설 연휴,
▶ 스탠딩 : 박통일 / 기자
- "혹독한 구직난 속에서 취업에 목말라하는 20대에겐 가혹한 명절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 tong1@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