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노조가 투표를 통해 민주노총을 탈퇴하기로 했습니다.
노조 지도부 중심의 강경한 투쟁 방식을 타파하고, 조합원과 노동자 중심의 운동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강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사흘 동안 진행된 이번 투표는 94%의 투표율과 53%의 찬성률을 기록했습니다.
8천6백여 명의 조합원을 둔 서울지하철노조는 이로써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제3노총의 설립을 추진하게 됩니다.
탈퇴 배경과 관련해 지하철노조는 노조 상층부의 귀족 문화와 기득권 유지를 위한 정치투쟁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정연수 /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
- "과거 방식의 투쟁 결과 많은 해고자가 양산되고 조합원의 부담은 가중되고 오히려 근로조건은 향상되기보다 후퇴된 조직이 많고요. 국민에게 지탄을 받는 노동운동이 됐습니다."
지하철노조는 기존 노총을 대신하게 될 제3노총을 6월 안에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올 7월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기존 노총에 속한 노조들도 제3노총에 대거 합류할 것이라며 노동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습니다.
최근 KT와 현대중공업 등 사업장들의 잇따른 탈퇴에 이어 대표 노조였던 지하철노조까지 탈퇴하며 노동계의 중심축이었던 민주노총은 큰 시련을 맞게 됐습니다.
한편, 민주노총 탈퇴를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투표 결과 자체를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 인터뷰 : 김훈 / 서울지하철노조 중앙선관위원장
- "노동단체를 또 하나 만든다는 것은 1천만 노동자들의 힘을 약화시키는 일이기 때문에 결사반대한 것이고…. 찬성 가결에 대해서도 법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노조 규약상 상급단체의 가입과 탈퇴는 과반수가 아닌,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며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강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