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가 수원의 한 아파트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각박한 도심 속에 터를 잡은 황조롱이 6식구의 삶을 들여다봤습니다.
윤지윤 기자입니다.
【 기자 】
나른한 봄볕 아래 갓 태어난 황조롱이 4형제.
졸린 눈을 감으며 서로의 몸에 기대 잠을 청합니다.
잠시 후 어미 새가 먹이를 물어오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생기가 넘칩니다.
이들의 보금자리는 도심 속 아파트 베란다입니다.
지난 3월 말 이곳에 터를 잡은 암수 한 쌍이 6개의 알을 낳았는데 그 가운데 4개 마리가 부화했습니다.
▶ 인터뷰 : 박욱이
- "화분을 2월에 내놨는데 새가 날아와 화분에 알을 6개 낳더라고요."
사실 황조롱이가 이곳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9년 이후 벌써 3년째 찾아와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식을 출가시킨 할아버지에게는 어느새 소중한 벗이자 자식 같은 존재가 됐습니다.
▶ 인터뷰 : 박욱이
- "찾아오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이번까지 3번째와 알을 낳더
할아버지는 귀한 인연을 간직하려고 사진까지 배워 매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보통 5월 하순에서 7월 초까지 알을 낳아 부화시키고 떠나는 황조롱이.
몇 달 뒤면 다시 떠날 이들 가족을 보며 할아버지는 건강하게 자라 자연으로 돌아가길 빌었습니다.
MBN뉴스 윤지윤입니다. [ yjy@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