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매일 밤마다 동네 구석구석을 순찰하는 사람이 있어 화제입니다.
순찰견 알버트와 함께 강남을 지키는 명예경찰 이인재 씨를 이성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서울 강남에서 조그만 애완용품가게를 운영하는 이인재 씨.
오늘도 동네 순찰을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순찰견 알버트에게 옷을 입히고, 오토바이에 태워 파출소로 향합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도 순찰 돌아주시겠네" "그럼 순찰 시작하겠습니다."
지난해부터 자발적으로 동네를 순찰하며 치안에 힘을 보태자 이를 눈여겨본 서울 일원파출소가 이 씨를 명예경찰로 위촉했습니다.
매일 저녁 9시가 되면 어김없이 알버트와 함께 강남 일원동과 개포동 일대의 공원과 주택가를 꼼꼼하게 살핍니다.
순찰의 효과는 컸습니다.
지난달에는 편의점 털이범을 붙잡는 공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태완 / 서울 일원파출소장
- "이인재 씨가 공원순찰을 하면서 2009년에는 범죄신고가 15건 들어왔는데 2010년에는 한 건도 안 들어왔죠."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어린 시절 방황을 많이 했던 터라 청소년들에 대한 이 씨의 애정은 각별합니다.
순찰을 하다 학생들을 만나면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 이야기를 꺼내며 용기를 심어주려 애씁니다.
▶ 인터뷰 : 이인재 / 명예경찰
- "범인들을 검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소년들이 저의 조언을 많이 듣고 미래에 훌륭한 사람이 된다면 저는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올해엔 강남구 학교보안관으로도 위촉돼 부쩍 바빠진 이인재 씨.
그의 행복한 순찰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기대해 봅니다.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