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알몸 훔쳐봐', 민노총 여 조합원 무죄

【 앵커멘트 】
경찰관이 알몸을 훔쳐봤다고 주장하다 오히려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조합원에게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화장실 문에 손을 댄 적이 없다는 경찰 측의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4월 사측과의 마찰로 경찰서에 온 민주노총 산하 기륭전자 조합원 49살박 모 씨.

조사를 받던 박 씨는 담당 경찰관이 화장실에서 일을 보던 자신의 알몸을 훔쳐봤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씨는 이어 이같은 내용으로 여러 언론사와 인터뷰를 했고, 기자회견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사실무근이라며 경찰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이유로 박 씨를 고소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해당 경찰관은 법정에서 화장실 문에 손을 댄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CCTV 판독결과 화장실 문을 잡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화통화를 하는 박 씨에게 나오라는 말만 했다는 경찰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신뢰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경찰이 화장실 문을 잡은 시점보다 박 씨가 훨씬 전에 전화를 끊은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소연 / 기륭전자 분회장
- "이것 때문에 여성노동자는 근 1년간 굉장히 큰 마음고생을 했어요. 지금도 화장실에 가면 늘 불안해서 문을 꼭 잠그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요. 남녀가 공용으로 쓰는 화장실은 가지 않습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icke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