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방재 설비 탓에 대형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서울 터널의 실태를 앞서 보도해드렸는데요.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가 방재 설비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박통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에 있는 길이 5백 미터 이상의 터널은 모두 12개.
이들 가운데 방재 시설 기준에 부합하는 터널은 고작 4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8곳은 대피 통로가 없거나 혹은 허술한 환기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관계 부처는 예산 부족과 교통 통제에 대한 부담감을 이유로 들며 방재 설비 확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 도로 터널의 사고 현황을 살펴봤을 때 방재 시설의 필요성은 절실합니다.
전국에서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터널을 조사한 결과, 상위 10개 터널 가운데 서울 도로 터널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고 위험이 크지만, 방재 시스템은 허술하기만 한 서울 도로 터널의 실태를 지적하는 MBN의 보도가 나가자 정부와 서울시도 일단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국토해양부와 서울시는 방재 시설 확충을 위해 터널의 안전성 등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국토해양부 관계자
- "지금 전문가한테 자문을 받고 있습니다. 연구 용역을수행해서 방재 지침 검토해서 (방재 시설) 강화하려고 검토하고 있어요."
그러나 터널의 방재 지침 기준을 강화하기는 힘들다고 밝혀 근본적인 해결책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 스탠딩 : 박통일 / 기자
- "정부와 서울시의 안이한 대응 속에 서울 시민들은 오늘도 위험한 터널 안을 달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 tong1@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