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유난히도 비가 자주 내렸는데요,
날씨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일용직 근로자와 시장 상인들은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들의 고충을 박통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기자 】
지난 17일 아침, 서울 종로구의 한 직업소개소.
일용직 노동자 39살 홍 모 씨는 이날도 힘없이 직업소개소를 빠져나왔습니다.
밤사이 적잖게 내린 비로 직업소개소 일감이 줄어 일거리를 구하지 못한 겁니다.
▶ 인터뷰 : 홍 모 씨 / 일용직 근로자
- "외부에서 하는 일 같은 경우 비가 오면 아예 못해요. 위험하니까. 올해 들어서 작년보다 힘들어요. 죽는소리밖에 못 하는 거죠."
이날 오후, 서울의 한 직업소개소 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
차마 집으로 발길을 돌리지 못한 채 아직 일거리를 기다리는 일용직 근무자들이 사무실 안을 서성이고 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대부분의 공사장 작업이 중단되기 때문에 일감이 크게 줄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김형복 / 행운직업소개소 대표
- "너무 비가 많이 오니까 (일감 들어오는 게) 50%도 안 돼요. 하루 50명 일을 보내는데 지금은 절반도 안돼요."
손님들의 발길이 뜸한 서울의 한 재래시장입니다.
손님을 기다리다 지친 한 상인은 아예 의자에 드러누워 잠을 청합니다.
며칠간 계속된 비에 물가마저 치솟은 올여름, 상인들은 이래저래 최악의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배순자 / 과일가게 상인
- "날씨가 최고 나쁘지, 비가 계속 왔으니까. 여름내 비 왔으니까 서울은. 그래서 장사가 많이 안 됐죠."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일용직 근로자,
손님들의 발길만 기다리는 시장 상인들,
끝이 안 보이는 궂은 날씨 속에서 이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 tong1@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