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이 흔히 쓰는 말 중에 '스드메'란 것이 있습니다.
스튜디오 촬영과 웨딩드레스, 메이크업을 줄인 말인데요.
본격적인 결혼시즌을 맞아 저희 MBN이 바람직한 결혼 문화를 만들기 위한 기획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 순서로, 지나치게 비싼 결혼비용의 실태를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스튜디오촬영과 웨딩드레스, 그리고 메이크업.
이른바 '스드메'로 불리는 결혼식 준비의 세 가지 필수 요소입니다.
다음 달 12일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김다혜 씨 역시 스드메 준비에 한창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꾸만 불어나는 비용.
처음엔 2백60만 원을 예상했지만, 업체가 추천하는 옵션들을 선택하다 보니 결국 50만 원이 더 들었습니다.
▶ 인터뷰 : 김다혜 / 예비 신부
- "내 생애 최고의 날을 만들고 싶은 게 신부의 마음인데… 신부님 머리가 짧아서 붙임 머리를 해야 예쁜데 하겠나고 물어봐요. 그냥 붙여주고 끝날 줄 알았는데 10만 원을 더 추가하라고…"
다음 주 결혼식을 올리는 또 다른 예비 신부는 업체가 흘려준 가격 정보만 믿고 있다가 바가지를 쓸 뻔했습니다.
▶ 인터뷰 : 이해리(가명)
- "개별 단가가 공개된 게 아니라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어서 무엇인가 하나를 바꿀 때 추가되는 금액에 대해 적정한 가격인지 소비자 입장에선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없는 거죠."
취재진이 직접 찾은 강남의 한 유명 웨딩컨설팅 업체.
처음엔 2백만 원이면 충분하다고 했지만, 차츰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인터뷰 : 웨딩 플래너
- "두 분 키 차이 많이 나시나요? 요즘에는 키 높이 구두를 많이 원하셔서… 대여비가 추가돼서 별도로 미리 예약을 하는 게…"
실제 컨설팅 업체로부터 받은 자료입니다.
애프터드레스와 앨범, DVD 등 추가 비용이 드는 것들 투성이에다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예비부부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비싼 값을 치를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최항섭 /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
- "한국 결혼문화의 가장 큰 특성은 정보의 비대칭성입니다. 소비자들은 왜 이렇게 높은 가격이 책정돼 있는지를 알지 못해요. 왜 이렇게 가격이 높은가에 대해서 질문을 하고 있지만, 답변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컨설팅 업체 말고는 아무도 정확한 가격 정보를 모르는 왜곡된 결혼시장, 거품 낀 대한민국 결혼식의 현주소입니다.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