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인 23일은 연평도 피격 사건이 일어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연평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그 첫 순서로 연평도 주민들의 하루 일상을 갈태웅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 기자 】
구름만 흐르는 고요한 적막, 서서히 어둠이 걷힙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땅이 지척으로 느껴질 정도로 하늘은 맑습니다.
아침은 분주합니다.
전날 밤 미처 손질하지 못한 꽃게를 다듬느라 작업장이 꽉 찼습니다.
▶ 인터뷰 : 김예선 / 연평도 주민
- "선원, 선주들도 다 돈 벌고, 엄마들도 돈 벌고…."
피격 장소로 널리 알려진 연평면사무소에선 새 건물을 올리는 손길, 새로 짓는 방공호엔 콘크리트 타설이 한창입니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오전 일찍 보건소부터 꼭 찾습니다.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할머니에겐 큰 행복입니다.
▶ 인터뷰 : 김복술 / 연평도 주민
- "살도록 고생이야. 며느리들이 누구 아프다 그러면 좋아하나? 꼴 뵈기 싫다고 하지."
정오, 하루에 한 번 들어오는 여객선이 도착했습니다.
1년 전보다 무려 27%가 증가한 방문객 덕에 당섬 선착장은 늘 왁자지껄합니다.
((현장음))
"삐빅, 삐빅, 삐삐 삐삐~"
오후가 되자 해병대의 중대 완전군장 구보가 시작됩니다.
피격 당시, '깔깔이 아줌마'로 유명했던 이기옥 씨는 바닷물이 빠지자 곧장 굴을 캐러 갔습니다.
이번엔 붉은색 해병대 체육복 차림입니다.
▶ 인터뷰 : 이기옥 / 연평도 주민
- "겨울엔 낙지가 없고요. 봄에 진달래 피면 그때 낙지가 또 올라오지. 그때 또 잡아야지."
임시가옥에서 떠들썩하게 공을 차는 아이들은 학교가 파한 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줍니다.
▶ 인터뷰 : 고성현 / 연평초등학교 4학년
- "부서진 집도 거의 다 짓고 해서 저도 일주일 조금 넘어서 공사 다 해서 들어갈 것 같아요."
겨울을 앞둔 김장, 아내보다 남편의 손길이 더 능숙해 보입니다.
뉘엿뉘엿해진 해가 채 지기 전, 조업을 나갔던 꽃게 어선들이 하나둘씩 도착하고, 곧바로 꽃게 손질 좌판이 벌어집니다.
어느덧 어둑어둑해진 하늘, 낮에 딴 굴을 까느라 이기옥 씨는 밤이 깊은 줄도 모릅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연평도)
- "연평도의 하루가 저물었습니다. 활기찬 일상이 끝난 뒤 찾아온 어둠, 그리고 하나둘씩 켜지는 불빛들. 이곳은 여전히 인천 옹진군의 연평도입니다. 연평도에서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