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나 연평도 포격 같은 큰 충격을 받으면 상당기간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죠.
'외상후 스트레스'라고 하는데 국내 연구진이 뇌의 전기자극으로 공포기억을 없앨 수 있는 치료법을 발견했습니다.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발생했던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집이 불타고, 바로 옆에 포탄이 떨어졌던 큰 충격으로 1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연평도 주민
- "포 사격만 하면 대피소 들어가라고 하니까 불안하고, 불안한 마음은 떨어지지 않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과거 공포 기억이 소멸하지 않아서 생기는 것으로 국내 연구진이 그 원인을 밝혀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신희섭 박사팀은 쥐에게 일정한 간격으로 소리와 함께 강한 전기충격을 줬습니다.
그 이후 전기충격을 주지 않아도 소리만 들리면 쥐는 과거 공포 기억 때문에 움직이질 않습니다.
이 쥐의 뇌에 전기자극 장치를 달아 '단발성 발화'라고 하는 신경세포 전기신호를 줬더니 오른쪽처럼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 인터뷰 : 신희섭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
- "단일성 발화패턴을 보이면 공포 기억 소멸이 촉진되고, 다발성 발화 신호를 보이면 공포 기억 소멸이 방해받는 거죠."
연구팀은 단발성 발화나 다발성 발화와 같은 신호전달 체계는 뇌의 시상에 있는 mGluR1과 PLCβ4 유전자가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이번 연구로 새로운 불안 장애 치료법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 사이언스'에 게재됐습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