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급 문화재를 훔쳐 대학교 도서관에 보관해 뒀다가 내다 판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훔친 문화재만 9천 4백여 점으로 50억 원 상당에 달합니다.
윤범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조선 세조의 계유정난 때 공을 세운 문원군 류사 선생의 부인이 1943년에 작성한 재산상속 문서입니다.
임진왜란 이전 자료 중 가장 연대가 앞서는 보물급 문화재로 경찰이 백 모 씨로부터 압수한 겁니다.
▶ 인터뷰 : 정제규 /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문학박사
- "재산 상속 문서로서 임진왜란 이전의 자료는 굉장히 드문 편입니다. 연대가 앞서는 자료라는 점에서 우리가 문화재적 가치를 크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건설업자인 백 씨는 문화재털이범 박 모 씨가 전국의 사당과 고택을 돌며 훔친 문화재를 넘겨받은 뒤 공소시효가 끝나길 기다려 팔아치웠습니다.
이렇게 훔친 문화재만 9천 4백여 점으로 이중 절반 이상인 4천 8백여 점이 장물업자에게 판매됐습니다.
백 씨는 또 박 씨가 훔친 물품을 공소시효 기간인 10년 동안 대구의 한 대학 도서관에 위탁 보관하는 대담함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안태정 /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행정요원들은 한자나 고서 해독능력이 전문가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아마 위탁보관을 그대로 받아 접수했던 것 같습니다."
이들은 훔친 물품을 시중에 유통시키기 위해 낙관을 칼로 오려 훼손하기까지 했습니다.
경찰은 대학도서관이나 박물관에 또 다른 문화재가 은닉돼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