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4일) 정부종합청사에서 불을 지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60대 남성은 우울증과 과대망상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교과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기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검은색 가방을 멘 남성이 직원에게 출입증을 보여주고 그대로 출입문을 지나갑니다.
잠시 뒤 이 남성은 18층 교육과학기술부 사무실에서 가방 속에 있던 인화성 물질을 꺼내 불을 지르고는 창문으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당시 청사에는 9명의 경찰과 보안직원이 있었지만 가짜 출입증을 지니고 있던 61살 김 모 씨는 청사 출입문과 사무실 내부까지 아무 제지없이 들어갔습니다.
가방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출입문에 설치된 탐지기도 꺼져 있어 인화물질이 든 생수병도 숨길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공무원증 양식이 있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기록을 확인하고 김 씨가 출입증을 위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20년 동안 근무하던 은행에서 명예퇴직한 김 씨는 우울증과 과대망상 증세를 보여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강상문 / 서울 종로경찰서 형사과장
- "평소 자신이 공무원 출신이라는 망상을 보여 지난해 아파트 경비원 이력서에도 스스로를 공무원 출신으로 기재하기도…."
김 씨는 배우자와 별거를 반복하는 등 가정 불화도 이어져 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김 씨 아들
- "주식투자 실패하고 잃으신 게 많다 보니까 우울증 때문에 술을 좀 많이 드셨어요."
경찰은 또 김 씨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교과부가 시조새와 같은 진화론 관련 내용을 교과서에서 삭제하기로 한 데 반대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번 사건과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영상취재 : 박세준, 박상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