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강원도 양양과 서울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있었는데요.
봄철이면 이처럼 산불이 잦습니다.
그런데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가 화재의 원인이 되곤 합니다.
담뱃불이 얼마나 위험한지 직접 한번 보시죠.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옥탑방에서 시뻘건 불이 치솟습니다.
소방관들이 신속하게 물을 뿌려 보지만, 방 안은 이미 시커멓게 다 타버렸습니다.
다세대 주택 계단에서도 불이 나 재가 뚝뚝 떨어지고,
화마가 덮친 산에는 불이 꺼지지 않고 계속해서 옆으로 번져나갑니다.
모두 담배꽁초 불씨 때문에 일어난 화재입니다.
▶ 인터뷰 : 류흥원 / 서울 동대문소방서 화재조사관
- "현장에 출동해보면 담뱃불로 인한 화재가 상당히 잦습니다. 특히 봄철엔 등산객이 피우다 버린 담뱃불로 인해 산불이 나는 경우가…."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거의 다 피운 담배꽁초입니다. 얼핏 보면 불이 꺼져 있는데요. 담뱃불이 얼마나 위험한지 실험해보겠습니다."
7분이 지나자 휴지와 폐지에 불이 나고, 10분이 넘자 쓰레기통까지 녹아내립니다.
마른 풀과 낙엽을 모아놓고 꽁초를 던졌더니 연기가 거의 나지 않다가 갑자기 불이 붙습니다.
불씨가 남아있는 담배꽁초의 표면온도를 측정해봤습니다.
섭씨 376도.
탈 물질이 가까이 있으면 불이 옮아붙기 십상입니다.
지난해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가운데 20퍼센트 이상이 담뱃불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산불은 10건 가운데 1건이 담뱃불 실화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인터뷰 : 김현호 / 경기도 소방학교 화재분석연구실
- "담뱃불 화재는 불꽃 없이 열 축적만으로도 발생합니다. 인지하기 어려우므로 담배꽁초를 버리실 때는 반드시 확인하시고 버리시는 게 안전합니다."
담뱃불 화재를 줄이려면 미국이나 EU 등 선진국에서 유통되는 '화재안전담배'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영상편집 : 원동주
촬영협조 : 경기도 소방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