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옆에 무덤이 있다면…"입주민에 배상"

【 앵커멘트 】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바로 옆에 무덤이 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입주민들이 건설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받게 됐습니다.
정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지난 2009년 입주한 주민들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아파트 단지 옆에 무덤이 여러 개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겁니다.

▶ 인터뷰 : 김명화 / 아파트 주민
- "묘가 있다고 하면 사람들이 꺼릴 거 아니에요. 그런 얘기는 못 들었어요. 창밖에 묘가 보이는데 좋아할 사람이 없죠."

▶ 스탠딩 : 정수정 / 기자
- "제가 서 있는 곳은 아파트 베란다입니다. 이곳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 분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결국, 입주민 180여 명은 "분묘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아파트를 분양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행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시행사가 분양자들에게 분묘의 존재를 알릴 의무가 있었다"며 입주민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 인터뷰 : 안희길 / 서울중앙지법 민사공보판사
- "아파트 단지 가까운 곳에 수기의 분묘가 있고 일부는 동 사이에 위치한 경우 시행사가 분묘의 존재 사실을 고지할 신의칙상 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법원은 다만 분양을 받기 전에 현장을 확인해야 했다며, 시행사 책임을 40%로 제한했습니다.

소규모 분묘 분쟁에서 주민들이 이긴 건 매우 이례적인 일로, 유사한 법적 분쟁이 잇따를 전망입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