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익의 모닝톡톡입니다.
오늘은 부산 해운대 이야길 해볼까 합니다.
제가 어릴 적 자랐던 부산 해운대는 그야말로 넓은 모래사장에, 높은 건물이라고 해봐야 바닷가에서 멀리 떨어진 아파트 몇 동이 서 있는 게 고작인, 말그대로 촌티나는 동네였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수영만을 중심으로 바닷가 바로 옆으로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섰죠. 멀리서 보면 이게 부산인지, 홍콩인지 모를 정도로 멋진 스카이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여러분들 그거 아셔요? 최근에 해운대 바닷가에 지어진 고급아파트 주민 열 명 중 한명이 중국 일본 등에서 온 외국인이라는 사실을요.
2011년 11월 입주를 시작한 해운대의 80층짜리 두산 위브더제니스와 72층짜리 아이파크 아파트에는 중국·일본·러시아 등 외국인들이 전체 입주자의 8~1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지금 분양중인 초고층 고급주거시설인 어느 아파트 분양 소식을 들어보면 잘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며칠 전에는 15~25억씩 하는 70~99평형 아파트를 중국인 몇 명이 와서 한꺼번에 계약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4월과 5월에도 중국에서 60여 명이 아파트 계약을 하러 부산에 온다고 합니다.
이 아파트 분양대행사는 아예 지난 1월 하순 이틀 동안 홍콩의 특급호텔에서 중국 재력가 300~400여 명을 상대로 부산 해운대 고급아파트 분양 설명회를 열었고, 그 결과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 외국인들은 왜 부산아파트를 살까요?
대체로 중국인은 투자와 휴양 목적으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일본인은 세컨드 하우스 개념으로 해운대에 아파트를 장만한다고 합니다. 또 블라디보스토크와 부산을 오가는 선박회사 선주 등 극동 러시아의 부호들도 해운대에 아파트를 사놓고 추운 겨울을 부산에서 보냅니다.
동북아 ‘큰손’들의 투자 러시는 해운대 부동산 경기가 다른 지역과 달리 ‘나 홀로 호황’을 누리며 국제도시로 뻗어가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해운대와 기장 지역에 외국어가 가능한 '글로벌 중개사무소'까지 지정했다고 합니다.
외국인들이 부산을 자주 찾거나 아예 와서 사는 이유 중의 숨겨진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의료문제 때문입니다.
2012년 지난해 부산지역 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무려 1만4125명. 전년도의 1만31명에 비해 40.8%나 급증했습니다. 그중에서 입원환자는 1558명으로 61.2% 늘어났습니다. 국적별로는 러시아 환자가 전체 40%정도 되고, 중국인 일본인 순입니다.
외국환자들에게 부산은 일단 서울에 비해 싼 의료비와 숙박비가 매력입니다. 물론 뛰어난 의료수준도 빼놓을 수 없고요. 여기에다 비행거리가 가깝고 기온이 따뜻한 지리적 이점에다, 산과 바다, 강을 동시에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점도 기여했다는 평입니다.
부산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부산을 찾는 외국인들을 잘 관리해서 부산이 동북아의 홍콩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장광익의 모닝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