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이르면 올 연말부터 손자·손녀를 돌보는 친할머니나 외할머니에게 수당이 지급될 것으로 보입니다.
2011년부터 전문 손주 돌보미를 양성해온 서울 서초구 사례가 롤 모델인데요.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사회2부, 갈태웅 기자 나와있습니다.
【 질문 1 】
이름도 약간 생소한데, 손주 돌보미 제도, 과연 어떤 제도입니까?
【 기자 】
네, 말 그대로 손자나 손녀를 돌보는 할머니입니다.
대신 손주를 보는 시간만큼 수당이 지급된다는 게 일반 가정의 할머니와 다릅니다.
손주 돌보미를 처음 시작한 서울 서초구의 경우 시간당 6천 원의 수당을 줍니다.
두 자녀 이상 가정의 아이 돌보미 사업을 시행하던 중 대상이 친할머니, 외할머니로 확대됐습니다.
모르는 사람보단 핏줄인 할머니가 더 정성껏 애를 봐줄 것이란 게 서초구의 판단입니다.
▶ 인터뷰 : 진익철 / 서울 서초구청장
- "할머니와 외할머니가 (전문) 교육을 받아서 자기 손자나 손녀를 돌보면, 누구보다도 참 잘할 것이라는 그런 아이디어를…."
서초구는 조만간 할아버지도 손주 돌보미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 질문 2 】
그런데 이 손주 돌보미,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일단 서초구 한 가정의 손주 돌보미가 손녀를 돌보는 모습 한번 보시겠습니다.
((현장음))
"새콤달콤 사과잼을 빵 위에 바르고, 빵 위에 바르고, 어떻게 먹을까?"
구연동화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미리 전문교육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베이비 마사지, 영유아 독서지도, 이유식과 식습관 지도 등의 과목을 50시간 이수해야 합니다.
주먹구구식으로 애를 보던 시절과는 다르다는 의미입니다.
▶ 인터뷰 : 이영자 / 서초구 손주 돌보미
- "그림책을 하나 읽어준다고 그래도 그냥 그림만 보여주고, 책만 펴 주는데, 나도 거기(서초구 교육)서 배우면서 그림책 내용 등을 설명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 질문 3 】
손주 돌보미 제도, 과연 어떤 점이 좋습니까? 일단 아이가 많은 집에선 대환영일 것 같은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말 그대로, '손주도 보고 수당도 받고'입니다.
특히, 아이가 많은 직장 여성의 경우 대환영입니다.
▶ 인터뷰 : 김정남 / 3자녀 부모·직장인
- "회사에 있을 때도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금방 가봐야 하고, 아침에 출근할 때, 퇴근해서 아이들 돌봐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엄마가 도와주시고 하니까 훨씬 더 편하죠. 저도 회사 생활에 좀 더 충실할 수 있고."
또 하나 좋은 점은 도심에서 공동육아 개념이 퍼진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서초구엔 110명의 손주 돌보미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문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손자·손녀 외에 다른 가정 아이들도 돌보는 때가 잦습니다.
'내 손주 만큼 책임감이 든다'는 게 손주 돌보미들의 설명입니다.
【 질문 4 】
일단 여성가족부가 이르면 연말쯤 이 제도를 벤치마킹해 도입할 예정인데요, 문제점은 없습니까?
【 기자 】
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예산입니다.
앞에서 보신 이영자 할머니의 경우 매달 24만 원을 받습니다.
육군 병장 월급보다 많은 금액입니다.
서초구는 현재 손주 돌보미를 포함한 아이 돌보미 사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최소 400억 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자체 부담이 불가피한데, 자칫 지난해 무상보육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부정 수급 사례도 나올 수 있습니다.
또, 일하는 고령층이 많은 농어촌에선 큰 효과를 볼 수 없을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