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중구청이 대한문 앞 농성장을 기습 철거했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이번에는 북아현 뉴타운 지역에서 갑자기 철거가 이뤄졌습니다.
계속되는 기습 철거, 왜 발생하는 걸까요.
김한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흉측한 모습으로 위태롭게 서 있는 건물.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 대부분이 파손됐고, 철골도 마치 엿가락처럼 늘어졌습니다.
어제(10일) 오후 철거업체가 기습적으로 철거하다 경찰의 제지로 실패하면서 건물만 무너지기 직전까지 부서진 겁니다.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 "붕괴 직전의 건물 주위에는 보시다시피 사람들과 차량들이 오가고 있어 최악의 경우 인명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주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이선형 / 건물 세입자
- "너무 정신이 없어서 아직도 떨려서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뜬눈으로 새웠습니다. 언제 다시 또 할지 모르니까…."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천막농성장이 철거된 서울 대한문 앞.
원래 있던 천막 자리에는 화단이 조성됐지만, 시위대는 도로로 나와 농성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기습 철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달 재능교육 농성장 철거부터 지난해 말 넝마공동체 기습 철거까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윤호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농성자들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고 공정치 못하고 비겁한 처사라고 생각하게 되고 반대로 보면 희생을 최소화하면서 기습작전 성공을 이루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철거 때마다 충돌하는 공권력 집행과 인권 보호라는 두 가치.
강제 철거에 대한 정확한 매뉴얼 마련이 시급합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beremoth@hanmail.net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