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하지도 않았고, 연구자의 소신과도 배치되는 결과물이 연구자 몰래 보고서에 게재돼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서울 우면산 산사태 얘기인데요.
서울시는 이 결과물을 문제가 됐던 1차 보고서에 이어 수해백서에 또 실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는 지난 2011년, 서울시내 산사태 방재와 관련해 연구용역을 맡았습니다.
우면산 사태가 나기 전인 2011년 7월 초까지가 연구기한이었습니다.
이후 같은 해 9월에 연구보고를 마친 이 교수는 그러나 다음해 2월, 완성 보고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연구하지도 않은 우면산 사태 원인 분석 부분이 추가돼 있었던 것입니다.
▶ 인터뷰 : 이수곤 / 서울시립대 교수
- "우면산이 바로 무너지기 한 20일 전에 용역이 끝난 상황입니다. 그런데 저도 모르는 보고서가…."
문제는 이 추가 부분이 재작년 11월, '우면산 사태는 천재'란 결론을 내린 1차 최종보고서 내용과 똑같다는 사실입니다.
1차 최종보고서는 유가족과 학계의 항의를 받아 현재 2차 원인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더구나 이 추가 부분은 지난 27일 게재된 서울시의 '2011 수해백서'에도 실렸습니다.
이 교수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항의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2011년 수해백서의 완성이 지난해 10월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때 시점에서 1차 조사 원인을 수록했던 것입니다."
우면산 유가족들도 '이 같은 백서의 내용과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박 시장을 찾아 공식 항의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