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同性) 연인과 결혼 계획을 밝힌 영화감독이자 제작자 김조광수(48) 씨는 15일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날 오후 사당동의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혼 상대인 김승환(29) 씨와 함께 참석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남들처럼 당연히 혼인신고 절차를 거칠 것이고 반려되면 그걸 근거로 헌소를 제기할 계획"이라며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싸움을 벌일 것이다. 국회의원들을 설득해서 입법화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고 국민에게 의견을 묻는 과정도 거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성 결혼이 국내에서 아직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관해 "많은 분이 불법이라는데,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합법이 아닐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우리 결혼에 관해 찬반 양론이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개인의 결혼을 반대하는 것이 우습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무슨 불법을 저지르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반박했습니다.
김승환 씨 역시 "한 개인이 나이와 성별, 국적을 떠나서 어떤 성적지향성을 갖고 성인이 돼 누군가를 만나고 결혼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할, 너무나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며 "이런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공개 결혼식을 하기로 했다"고 거들었습니다.
이들은 "오는 9월 7일 사람이 아주 많이 모일 수 있는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며 "가장 적합한 장소를 이달 안에 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조광수 감독은 "축의금을 가능한 한 많이 모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대규모 공개 결혼식을 결정하게 됐다"며 "축의금으로 성소수자를 위한 무지개(LGBT)센터를 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승환 씨는 "LGBT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단어로, 세계 주요 도시에는 LGBT 센터가 있다. 우리는 특히 뉴욕의 LGBT센터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데, 이곳에서 시의원도 배출하는 등 뉴욕 정치를 변화하는 움직임이 센터에서 시작됐다"며 "한국사회
이들은 "오늘 보도자료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성소수자 인권운동에 지지를 표명한 내용을 실었는데, 우리 결혼식에 반기문 총장과 박근혜 대통령도 초대할 것"이라며 "성소수자 인권 보호를 한 걸음 앞당긴다면,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많은 분을 초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