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 도로를 확장한다면서 수십억 원을 들여 개인소유의 땅 앞으로 도로를 만들어주는 착한 지자체가 있습니다.
주민들은 반발하며 특혜 의혹을 제기합니다.
최용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약 20억 원이 투입되는 전남 구례군 가동마을 도로공사 현장.
▶ 스탠딩 : 최용석 / 기자
- "이곳이 가동마을로 가는 방향입니다. 설계도상 공사 이름은 '가동마을 연결도로 확·포장 공사'입니다. 하지만, 도로는 다른 방향으로 뚫리고 있습니다."
도로가 끝나는 지점은 지리산 자락 개발촉진지구의 한 야산.
땅값이 몇천 원 정도였던 이 땅은 지난 2010년, 한 외지인이 주변 땅 수십 만㎡와 함께 매입한 곳입니다.
구례군이 마을과 전혀 관계가 없는 개인 땅으로 도로를 뚫어준 것입니다.
주민들은 특혜 의혹을 제기합니다.
▶ 인터뷰 : 구례군 주민
- "땅값 상승이 10~30배는 뻔한 것 아닙니까? 도로가 없다면 몇천 원~1만 원 정도의 땅인데 계획관리지역이며 개발촉진지역에 맹지인 상태에서 도로가 개설되면…."
구례군은 군수 공약사업인 생태문화체험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1차 진입도로라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구례군 관계자
- "산림 생태문화체험단지를 만들려고 하면 (도로가)올라와야 할 위치가 거기밖에 없지 않습니까?"
하지만, 체험단지 사업은 기본계획도 수립되지 않았고 산너머 다른 마을에서 올라오는 게 훨씬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재정자립도 최하위권의 전남 구례군.
주민들의 세금이 개인 땅값을 올리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용석입니다.
[yskchoi@hotmail.com]
영상취재: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홍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