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뒤흔든 조세피난처 폭로는 국경과 이념을 초월한 기자들의 '공유의 힘'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런데 이 공유의 힘은 37년 전, 마피아와 싸우다 숨진 한 탐사보도 기자로부터 시작됐습니다.
미국 샌 안토니오에서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현장음))
"클라렌던 호텔 뒤편 주차장에서 승용차가 폭발했습니다. 승용차 안엔 한 남성이 있습니다."
1976년 6월,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한 호텔 주차장에서 승용차가 폭발했습니다.
운전석 밑, 다이너마이트 6개가 터지면서 치명상을 입은 47살의 중견기자는 결국 열흘 뒤에 숨졌습니다.
정치권과 마피아의 유착을 탐사하던 애리조나 리퍼블릭의 돈 볼스였습니다.
미국 언론인들은 분노했습니다.
기자 수십 명이 피닉스에 몰려들었고, 아홉 달 뒤 부패 고리가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이른바 애리조나 프로젝트.
이를 계기로 돈 볼스가 창립에참여한 미국 탐사보도기자협회, IRE는 매년 1차례씩 취재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이 때만큼은 자사의 이익도, 이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탐사보도는 경제적 대가보단 저널리즘 가치를 더 우선시하기 때문입니다.
세계를 경악시킨 조세피난처 특종도 돈 볼스의 죽음에서 시작된, 이 공유의 힘에서 나왔습니다.
▶ 인터뷰 : 강 석 / 미국 텍사스대 교수
- "(탐사보도)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찾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자와 언론사가 서로 공유하면…. 결국에는 공익을 위해서 이러한 정보들이 사회를 바꾸고,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미국 샌 안토니오)
- "힘겹게 얻은 취재 결과도 부패와 싸운다면 기꺼이 공유하는 기자들의 정신,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미국 탐사보도의 힘입니다. 미국 샌 안토니오에서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