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보험사 직원…고객돈 20억 '꿀꺽'하다 철창행

【 앵커멘트 】
국내 한 보험사 직원이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계약서를 쓴 것처럼 속여 보험료 20억 원을 가로챘다가 철창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법원은 계약서를 꼼꼼히 챙기지 못한 고객의 잘못을 인정해, 보험사가 4억 원만 물어주라고 판결했습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국내 한 생명보험회사 직원인 김 모 씨.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재력가 여성에게 접근해 "당신은 우리 회사에서 20명 밖에 안되는 VIP인데, 자산을 불릴 수 있는 변액연금 상품이 있다"며 가입을 권했습니다.

이 여성은 '혜택이 좋다'는 말에 바로 가입했고, 첫 납입료로 400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그렇게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88차례에 걸쳐 22억 원을 납입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봤더니 사기였습니다.

김 씨는 정식으로 계약서도 써주지 않고, 매달 들어오는 보험료를 중간에서 가로챘습니다.

영수증도 손으로 직접 작성해주는 등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 인터뷰 : 00생명 관계자
- "회사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돈을 불려주겠다 해서 회사에 돈이 입금된 것도 아니고, 회사가 영수증을 발행해 준 것도 아니고요."

결국, 김 씨는 사기죄로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피해 여성은 22억 원을 돌려달라며 해당 보험회사에 민사소송도 걸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계약서를 꼼꼼히 살피지 않는 등 원고의 주의 소홀에도 책임이 있다며 보험회사 과실은 20%만 인정했습니다.

결국, 이 여성은 낸 돈 22억 가운데 4억여 원밖에 돌려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이종호
영상편집: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