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폭우로 서울 녹번동 다가구주택의 축대가 무너져 주민 1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었죠.
그런데 비만 오면 무너지는 축대, 이유가 있었습니다.
원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증산동의 한 주택가 축대입니다.
곳곳에 금이 가 있고, 돌 사이사이를 메운 흙은 손을 대자마자 떨어집니다.
근처의 한 축대는 위험 신고가 잇따라 보수공사를 했지만 주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손락율 / 주민
- "물이 차면 이게 전부 쓸어내린다고 또. 이거 말고서도. 사람들이 지나가면 위험하고 길이 막히니까…."
실제 지난 13일 서울 녹번동에서는 23년 된 축대가 무너져 주민 100여 명이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폭우에 흙이 물기를 잔뜩 머금어 무거워지면서 약해진 축대가 흙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버린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단지 폭우 탓만은 아닙니다.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보시다시피 이 축대는 돌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오래된 축대 대부분이 이런데요. 하지만 돌로 만들 경우 내구력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바꾸고 배수 시설까지 갖춰야 안전하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돌로 채운 터라 배수로가 꽉 막혀있기 일쑤입니다.
규정상 가로 20미터, 세로 5미터 이상의 축대만 관할 구청 책임이어서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개인 소유의 사유 재산이다 보니까 구청에서 어떻게 보완을 해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보수의 책임이 소유자에게 있어서…."
서울시가 조사한 보강이 필요한 축대만 714곳.
하지만,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위험한 축대가 얼마나 많은지는 파악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