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밤,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걸어갑니다.
양손에 생명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피켓을 들고 티셔츠에도 문구를 새겼습니다.
밤새 걸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이른바 '자살 예방 걷기'입니다.
▶ 인터뷰 : 이은지 / 서울 청량리동
- "낮보다 밤에 더 진솔한 얘기 많이 할 수 있으니까 생명이나 자기 삶에 대해 많이 생각해볼 기회인 것 같아요."
서울 월곡동에 사는 김두용 할아버지는 한때 사업에 실패하고 실의에 빠졌지만,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과 만나면서 건강한 삶을 되찾았습니다.
▶ 인터뷰 : 김두용 / 서울 월곡동
- "약을 먹고 하루아침에 (자살할까) 생각도 했는데…도움이 되죠. 웃을 일도 없는데, 같이 만나서 얘기도 하고 웃고."
이렇게 자살위험에 빠진 사람들이 만나고 대화를 가지는 횟수가 많아지자 치솟던 자살률도 크게 줄었습니다.
▶ 인터뷰 : 방순옥 / 서울 장위동
- "세 번이나 자살하려고 약을 먹었는데, 기쁜 얘기를 선생님이 해주시니까 약 버려야지…."
이같은 자살 예방 활동은 사후 치료보다 자살의 사회적 비용을 크게 낮춥니다.
정부도 지난해 중앙자살예방센터를 만들어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중요한 것은 자살 시도 자체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의지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살 예방 관련 예산은 일본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김영호, 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