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일대를 돌며 10차례 넘게 연쇄 방화를 저지른 40대 노숙인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노숙생활에 지친데다 추석 명절에 갈 곳이 없어 교도소로 보내달란 게 이유였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주택가.
가방을 멘 남성이 오토바이를 넘어뜨린 뒤 종이박스를 쌓아놓고 불을 붙이곤 유유히 사라집니다.
펑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자 한 주민이 달려와 소화기로 불을 끕니다.
▶ 인터뷰 : 윤경자 / 방화 목격자
- "우리 집이 막 울리는 거야 '쾅' 소리가 나서. 현관문을 열고 나오니까 불이 벌써 저기까지 붙어서…."
노숙인 41살 서 모 씨는 오늘(19일) 새벽 2시쯤부터 서울 통인동 일대 등을 돌며 12차례에 걸쳐 연쇄 방화 행각을 벌였습니다.
이 불로 오토바이 10대와 가게 2동 등이 타 소방서 추산 6천만 원의 재산피해가 났습니다.
▶ 인터뷰 : 손 모 씨 / 방화 피해자
- "(추석에 큰 피해를 보니까) 어떻게 말할 수 없이 이상하더라고 정신이 아찔하고…."
▶ 스탠딩 : 김순철 / 기자
- "불이 난 시장은 이렇게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자칫 대형 화재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신문지에 불을 붙이던 서 씨는 근처를 지나던 택시기사의 신고로 결국 덜미가 잡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서 씨는 2년간의 노숙 생활에 지친데다명절에 갈 곳도 마땅치 않아 교도소에 가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