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오늘은 68번째 맞는 경찰의 날입니다.
경찰만큼 국민의 생활과 직접 맞닿아있는 공무원도 드물죠.
일선에서 뛰며 국민 한명 한명을 상대하는 파출소 경찰들의 24시간을 취재했습니다.
주진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의자를 발로 차는 남성에 문에 머리를 박으며 행패를 부리는 사람까지, 심지어 민원인이 굴삭기로 파출소를 부수기도 합니다.
일선 파출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전국에서 사건사고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다는 서울 이태원파출소로 가봤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경찰에게 공연히 화를 내는 사람부터,
"경찰한테 왜 화내세요"
"가려고 하잖아요! 솔직히 내 또래같은데…"
신분증을 요구하자 연봉을 얘기하며 행패를 부리는 남성도 있습니다.
"저 연봉이 1억 5천이예요. 아아악"
젊은이들의 해방구, 서울 홍대 근처도 경찰들에겐 녹록치 않은 곳입니다.
자정이 가까워지면서 본격적으로 동네가 시끌시끌합니다.
경찰에게 욕을 하며 침을 뱉는 취객은 차라리 애교 수준.
"XXXX, 아 X같아. 야 이 지구대야!"
만취한 여성이 용변을 보다 잠들었다는 신고에는 출동한 경찰도 차마 어쩌지 못하고 전전긍긍합니다.
보다 못한 기자가 주변 시민의 도움을 받아 겨우 옷을 입혀 보냈습니다.
취객이 사라지는 파출소의 낮도 결코 한가하지 않습니다.
청소년들이 드나드는 재개발지역 폐가 순찰부터 불법 전단지 단속까지, 업무가 끝이 없습니다.
▶ 스탠딩 : 주진희 / 기자
- "신고가 떨어지면 가장 먼저 출동하는 것이 파출소입니다. 이번 한 해에만 1200만건의 신고가 접수됐는데, 1.7초당 1건의 신고가 떨어진 꼴입니다."
하지만 이를 감당할 인력은 부족하기만 합니다.
해마다 신고 접수 건수는 늘어가는데 파출소 경찰 한 명이 담당하는 인구수는 천 명이 넘는 상황.
"못 쉴 때도 있어요. 처리하고 또 나가서 처리해야 하잖아요. 그야말로 사건을 달고 있는거죠"
국민과 가장 가까운 파출소가 과도한 업무와 악성 민원인들로 매일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MBN 뉴스 주진희입니다.
영상취재: 이종호 기자
김영호 기자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