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할머니, 68년 만에 손해배상 승소

【 앵커멘트 】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군수공장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에게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광복 68년 만에 일인데요.
할머니들은 너무 기쁘다며 만세까지 불렀습니다.
최용석 기자입니다.


【 기자 】
올해 82살의 양금덕 할머니.

양 할머니는 일제강점기인 지난 1944년, 14살 어린 나이에 일본 군수공장인 미쓰비시중공업에 근로정신대로 끌려가 강제노역을 했습니다.

당시 양 할머니는 임금도 받지 못한 채 병만 얻어왔고 종군 위안부를 했다는 오해까지 받아 평생을 숨어 살다시피 했습니다.

▶ 인터뷰 : 양금덕 / 근로정신대 할머니
- "(한국) 와서 더 고통 당했죠. 위안부라고, 그래서 좋은데 결혼도 못 하고 어쩔 수 없이 결혼해서 실패하고 고통을 많이 당했죠."

(국격회복 만세! 만세!)

사법부 최초로 이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에게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미성년자인 어린 소녀들을 강제 연행해 가혹한 노동을 시키면서 임금도 주지 않은 점이 인정됐습니다.

양금덕 할머니 등 4명에게는 1억 5천만 원을, 유족 김중권 씨에게는 8천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입니다.

정부가 피해를 외면하는 동안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일 양국 법원에서 힘겨운 소송을 벌인 지 14년.

▶ 인터뷰 : 박해옥 / 근로정신대 할머니
- "나는 이 돈보다도 그들의 나쁜 점을 기어코 밝혀내고야 말겠다는 신념으로 재판에 임했던 것입니다."

▶ 스탠딩 : 최용석 / 기자
- "근로정신대 할머니 변호인단은 이번 판결에 대해 미쓰비시 측이 항소할 경우 국내에 있는 미쓰비시 중공업 채권에 가압류를 거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준비 중입니다. MBN뉴스 최용석입니다."

[yskchoi@hotmail.com]
영상취재: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