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이혼 건수는 최근 10년래 줄어들고 있지만 황혼이혼은 되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 재혼건수도 늘고 있어서 전반적인 재혼 감소 추세와 반대 모습을 보였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자녀를 출가시킨 후'제2의 신혼'을 보내려는 노년층의 욕구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은 10일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이혼.재혼 현황'이라는 자료를 통해 1982~2003년 기간의 조이혼율(인구 1천명당 이혼건수)은 0.7건에서 3.4건으로 증가했고, 2002~2012년 기간에는 3.4건에서 2.3건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혼인지속기간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건수는 2005~2006년 일시적인 감소를 보이다가 다시 늘어나 작년 처음으로 3만건을 넘어섰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지속기간이 길어질수록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지는데 미성년자 자녀가 장성하면서 이혼의 제약조건이 약해지는 시점에서 이혼이 늘고 있다"며 "50~60대 재혼건수가 나홀로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수명이 80세를 넘기면서 제2의 인생을 즐기려는 성향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최근 노년층 이혼이 늘고 있는데는 이혼에 따른 기초연금 수령액 증가 같은 경제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혼 시장에서는 네 쌍 중 한 쌍이 '총각과 이혼녀'의 혼인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남자 초혼-여자 재혼 비율은 26.9%, 남자 재혼-여자 초혼 비율은 19.2%로 나타났다. 1995년 이후 '총각과 이혼녀' 혼인이 '이혼남과 처녀'혼인을 넘어섰는데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지는 추세다.
[전범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