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가족 자살` 기도 동거남, 의붓딸 성폭행

부산에서 일가족이 착화탄을 피우고 동반자살을 시도했다가 홀로 숨진 여중생은 의붓아버지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24일 의붓딸 A(14) 양을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1년 넘게 8회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강간 등)로 B(41) 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부모라는 영향력을 이용해 의사 결정능력이 부족한 A 양에게 자살할 것을 권유한 혐의(위력자살결의)로 A 양의 친어머니 C(45) 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B 씨와 C 씨는 3년 전부터 함께 살면서 A 양의 부모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어머니 C 씨는 이달 초 B 씨의 컴퓨터에서 A 양의 신체 일부가 찍힌 사진을 우연히 발견했다. A 양에게 자초지종을 물었고 A 양은 그동안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털어놨다.
이에 C 씨는 지난 5일 부산경찰청 성폭력수사대에 B 씨를 신고했다. A 양은 신고한 다음 날 해바라기센터에서 피해자 신분으로 조사도 받았다. B 씨는 신고 이후 집을 나갔지만 열흘 뒤 다시 돌아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집으로 돌아온 B 씨는 C 씨와 함께 술을 마셨으며 "로또 복권이 당첨되지 않으면 같이 죽자"는 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와 C 씨가 최근 경제적 문제로 자주 다툰 점도 한몫했다.
이들은 복권이 당첨되지 않자 이날 오후 8시께 A 양에게 "함께 죽겠느냐"고 물었고 A 양은 부모의 뜻을 따랐다. 3명 모두 수면제를 먹고 착화탄을 피웠지만 17일 A 양만 숨진 채 발견됐다.
[부산 =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