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에 60년 동안 미 공군의 사격장으로 사용된 '매향리'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포탄에 목숨을 잃고 심지어 자살로까지 이어진 주민들의 고통, 그동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는데요.
이 죽음의 땅에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보도에 추성남 기자입니다.
【 기자 】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포탄을 떨어뜨립니다.
깊은 밤에도 사격은 멈추지 않습니다.
1955년부터 54년간 미국이 사용한 공군 사격장입니다.
지금은 포격이 멈췄지만, 그동안 주민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매향리 마을 주민
-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죠. 한 마디로. 섬으로 들어갔다가 포탄에 맞아서 다리가 절단됐고, 임신하면 (포탄) 소리에 경기 일으켜서 그 자리에서 낙태 돼버리고…."
▶ 스탠딩 : 추성남 / 기자
- "제가 서 있는 이곳이 2005년까지 미 공군이 사용했던 사격장인데요, 죽음의 땅을 희망으로 바꾸려는 첫 걸음이 시작됐습니다."
사격장 폐쇄 8년 만에 민관군이 힘을 합쳐 환경 정화 활동에 나선 겁니다.
갯벌에서 탄피를 건져내고, 각종 쓰레기를 거둬들이는 손길에서 간절함이 느껴집니다.
▶ 인터뷰 : 이상학 / 매향리 이장
- "이 바다를 우리 어민에게 말끔히 정화 작업을 해서 되돌려받는다는 기분이 얼마나 기쁜지 이제 삶의 터전을 새로 잡은 기분입니다."
정화작업을 마치면 내년부터는 어장 개발이 가능해집니다.
죽음의 땅 매향리 마을, 오는 2017년이면 60년 전의 평화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MBN뉴스 추성남입니다.[sporchu@hanmail.net]
영상취재 : 이재기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