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특 씨 부친이 남긴 "내가 모두 안고 가겠다"는 유서 내용에 공감하시는 분들 있을 겁니다.
바로 치매 환자의 가족들이 아닐까 싶은데요.
조경진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 기자 】
73살 노모는 마치 어린 아이 같습니다.
밥은 떠먹여 드려야 하고, 동요를 들을 때 가장 행복해 합니다.
김영희 씨는 지난 7년 동안 이렇게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를 돌보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번 사건이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영희 / 치매 환자의 가족
- "그 상황에 이르기까지 남들은 모르지만 얼마나 힘들었을까 너무 두렵고 떨려요. 저도 잠정적으로 그런 위험에 노출돼 있고, 장담할 수 없고 정말 슬퍼요."
치매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 희생이 뒤따릅니다.
온종일 아픈 가족을 돌보면서 인간관계는 엉망이 되고, 치료비 등 돈 문제로 가족이 갈등을 겪는 일도 흔하게 벌어집니다.
이러한 고민은 결국 '마음의 병'까지 불러옵니다.
▶ 인터뷰 : 김희진 /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 "화를 내거나 망상, 환각, 우울 이런 것들도 (치매 환자와) 같이 지내다 보면 보호자도 다 같이 겪게 됩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치매 환자를 때리거나 방치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합니다.
한 번 발병하면 서서히 악화돼 적어도 10년 이상 앓게 되는 치매.
이 긴 시간 치매 환자를 돌볼 가족이 겪을 마음의 짐을 사회가 나눠 가질 방법은 과연 없는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joina@mbn.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