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이나 인사동처럼 보행자가 많은 곳에는 차 없는 거리, 즉 보행전용거리가 조성돼 있습니다.
처음에 요란하게 홍보할 때와 달리, 지금은 사람 반, 차량 반이어서 이름이 무색할 지경입니다.
김태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평일 낮 서울 인사동 거리.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차량 통행이 금지된 '보행 전용 거리'입니다.
당연히 차량이 없어야 할 시간대지만, 차량과 오토바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나갑니다.
정작 보행자들은 아슬아슬 차량을 피해 걷거나 구석으로 밀려나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정정임 / 부산 용호동
- "사람들도 많이 다니고 차가 다니니까 위험할 거 같아서 많이 불편한 거 같아요."
아예 24시간 차량 통행 자체가 금지된 서울 창동의 마들로 등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 스탠딩 : 김태영 / 기자
- "보행 전용 거리가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하지만 차량 통행을 막기 위한 볼라드 같은 장애물은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차량이 드나들 수 있도록 인근 주차장까지 출입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는 주차된 차들이 심심찮게 눈에 띕니다.
▶ 인터뷰 : 주변 상인
- "얌체족들이 가끔 여기에 (차량을) 세워놓고 밥 먹으러 가긴 해요."
담당 구청은 상권도 보호해야 한다며 차량 출입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모호한 입장입니다.
▶ 인터뷰 : 구청 단속반
- "작품을 배송하는 차들, 음식점에 식자재 배달하는 차들, 택배 차량은 허용합니다."
해당 정책을 총괄하는 서울시는 아예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11가 길을 가보셨는데 그렇게 (차량이 주차)돼 있습니까?"
서울 시내에 조성된 보행 전용 거리는 55곳.
보행권을 보장하겠다며 도입된 이들 거리가 오히려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태영입니다. [ taegija@mbn.co.kr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