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선생님을 향한 제자의 어긋난 사랑이 분노로 변질되더니 결국 살인으로 번졌다.
14일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전형근 부장검사) 고교 시절 자신의 진학 지도교사였던 조 모씨(34·여)를 살해한 혐의(살인 등) 등으로 유 모씨(22)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유씨에 대한 전자발찌(위치추적 장치) 부착명령도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2009년 충북 음성의 C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피해자 조씨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씨가 '선생님과 학생' 관계를 명확히 하자 앙심을 품기 시작했다.
2011년 2월 유씨는 "조씨랑 사귀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학교 관계자들에게 발송했고, 망신을 당한 조씨가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화를 냈다. 경찰에 잡힐까 불안했던 유씨는 조씨를 찾아가 살해 위협을 하고 강간을 시도하기도 했다.
일련의 사건으로 '망상장애 의증'이라는 정신병 치료까지 받은 유씨는 같은 해 8월 미국 유학길에 올라 새 삶을 찾는 듯 했다.
그러나 유씨의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유씨는 지난해 7월 조씨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격노해 학교를 떠난 조씨의 새 직장
같은 해 12월, 서울의 한 어학원에서 일하던 조씨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있던 유씨는 조씨를 마주치자마자 들고 있던 과도로 조씨의 머리, 얼굴, 목, 등 부위를 14회 찔렀다. 결국 조씨는 과다 출혈로 숨을 거뒀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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