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총학생회가 삼성그룹의 대학총장 추천제를 거부하겠다는 성명을 낸 가운데 삼성 측도 이를 포함한 채용제도 개선안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발표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이인용 사장은 28일 브리핑에서 "대학 총장추천제·서류심사 도입을 골자로 하는 신입사원 채용제도 개선안을 전면 유보하기로 했다"며 "학벌·지역·성별을 불문하고 전문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한다는 열린 채용 정신을 유지하면서 채용제도 개선안을 계속 연구·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총장 추천제만이 아니라 새로 도입하려는 제도를 모두 유보하는 것"이라며 "올 상반기 채용은 작년 하반기에 했던 방식을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삼성이 총장 추천제에 따른 할당 인원을 전국 200여개 대학별로 통보한 것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 '삼성이 대학을 줄 세운다'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심지어 지난 27일 제47대 고려대 총학생회 '고대공감대'는 본교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를 통해 총장 추천제를 거부하겠다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총학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는 대학 서열화·대학의 취업사관학교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 삼성의 총장 추천제를 반대합니다. 그리고 거부합니다"라며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또 "학생의 됨됨이가 아닌 학교의 이름으로 평가받고 줄 세워지는 '총장 추천제', 학문의
고대를 포함한 여러 대학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삼성이 이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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