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여학생 환자를 치료한다며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의사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를 엄벌하는 요즘 재판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평소 가슴과 난소에 이상이 있어 한의원을 찾은 15살 A양.
치료를 담당한 40대 한의사는 병 특성상 신체 접촉은 어쩔 수 없다고 부모에게 알렸습니다.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선 손으로 하는 수기치료가 기본이라는 겁니다.
부모는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A양은 한의사가 기본적인 신체 접촉을 넘는 성추행을 했다며 고소했습니다.
치료와 상관없이 가슴에 입을 갖다대고, 심지어 여성의 중요 부위까지 만지는 등 명백한 성추행을 했다는 겁니다.
재판에 넘겨진 한의사는 그러나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여학생의 진술이 오락가락해 신빙성이 없고, 결정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의사가 치료를 목적으로 신체 접촉이 이뤄졌을 것으로 판단한 겁니다.
하지만,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에 대해 재판부가 엄중하게 처벌하고 있는 최근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건화 / 변호사
- "피해자가 피해 일시를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하고 계속 번복했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해서 피고인에게 무죄 판결을 선고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판결이라고 봅니다."
▶ 스탠딩 : 서정표 / 기자
- "이번 무죄 판결을 놓고 법원 판단의 일관성 논란이 다시 일 것으로 보입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이종호
영상편집:최지훈